해야 할 것을 계시한 언약의 법

그 어떤 율법의 약속도 그리스도의 은혜가 없으면 헛되다.

 

율법경건하고 올바른 삶의 규범

 

1. 율법의 본질경건하고 올바른 삶의 규범

 

(1) 율법은 삶의 규범으로서 하나님의 백성이 하나님과 이웃을 사랑하며 살아가야 할 길을 제시한다율법에는 자신의 백성을 향하신 하나님의 뜻이 계시되어 있다.

예컨대율법 가운데 우리에게 거룩함을 명령하심으로써 하나님께서는 자신의 뜻이 우리의 거룩함에 있음을 드러내신다(살전 4:3). 율법을 통하여 우리는 언약 백성의 소명을 확인하게 되고 동시에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뜻과 그 분의 어떠하심을 깨달아 알게 된다.

 

(2) 율법은 삶의 규범을 가르치는 십계명과 함께 하나님께서 모세를 통하여서 가르쳐주신 종교의 양식을 포괄한다. 율법의 의는 모든 명령을 지켜 행하라 그리하면 살리라’(신 4:1; 5:29-33; 6:1-3; 8:1)는 선포로 나타난다.


(3) 율법은 사람이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해야 할 것을 계시한다. 아무도 율법의 의를 다 충족시킬 수는 없으므로 율법을 좇아 살기 위해서는 중보자 그리스도의 은혜가 필요하다율법은 은혜 언약에 정초해서만 작용한다그러므로 그것은 언약의 법이라고 불림이 마땅하다.

 

(4) 율법은 세상의 법과는 달리 단지 형벌의 두려움을 고지하여 죄를 억제하는 기능에만 머물지 않는다. 율법은 규범적 사역과 정죄적 사역을 함께 감당한다.

본래’ 율법은 하나님의 백성이 살아가야 할 규범으로서 수여되었다그러나 마치 태양이 길을 비추는 본연의 작용을 하나 동시에 어둡고 후미진 곳을 들추어내듯이 율법은 삶의 길을 제시하는 가운데 죄를 드러내는 사역을 우연히’ 감당하게 된다.

 

(5) 율법은 항상 교육적인 역할을 감당한다율법은 하나님과 사람 사이의 화해의 길을 가르친다. 율법을 통하여서 우리는 그리스도의 은혜를 구하고, ‘그리스도의 형상을 닮으려고 노력한다.

 

(6) 율법은 하나님의 자녀들이 다니는 특별한 학교이며 그리스도께서는 그 학교의 내적 교사이시다그러므로 칼빈이 신명기 5장 2절 주석에서 말하듯이율법의 가르침은 하나님의 특별한 축복으로 받아야 하며,가장 높은 영광을 하나님에 의해서 세워진 언약에 올려 드려야 한다.’

 

(7) 하나님께서는 선하고 완전한 규범으로서 율법을 주셨다율법에는 명령과 함께 약속이 포함되어 있다.그리스도께서는 모든 믿는 자에게 구원을 이루기 위하여 율법의 마침이 되신다(롬 10:4). 그리스도께서 율법의 마침이 되심은 곧 그것에 대한 완성이 되심을 뜻한다.

주님께서는 율법의 일점일획이라도 폐하지 아니하시고 다 이루시리라 말씀하셨다(마 5:18). 주님께서는 율법을 폐하려 하심이 아니요 완전케 하려’ 오셨다(마 5:17). 주님께서 율법을 완성하심은 율법의 의를 다 이루신 자신의 의를 전가해 주심으로써 거듭난 성도들을 율법을 다 지켜 행하는 자리에 세우심에 있다.

사람으로는 할 수 없으되 하나님으로서는 다 할 수 있느니라”(마 19:25-26).


2. 율법의 삼중적 용법

 

(1) ‘율법의 제 일 용법

1) 창세기 15장 6절 설교에서 칼빈은 율법이 우리로 하여금 우리의 삶을 세심히 살펴보게 함으로써 자신에 대해서 절망에 이르게 해서 궁극적으로 그리스도 안에서 구원을 찾게 한다고 전하는데이는 율법의 제 일 용법의 핵심을 설명한 것이다.

2) 칼빈은 이러한 율법의 작용을 설명하기 위해서 저울과 거울이라는 두 가지 은유를 사용한다율법이 정죄의 기능을 감당하는 동안에도 삶의 규범으로서 사람들로 하여금 하나님의 뜻을 올바르게 깨닫게 하는 율법의 고유한 직분을 수행함을 강조하고 있다.

3) 율법의 제 일 용법은 죄로 인해 생긴 인간의 우연한 속성에 관련되나그것은 삶의 규범으로서의 율법의 본질에 기반하고 있다율법의 제 일 용법은 율법 안에서부터 그리스도 안으로 사람을 옮기는 작용을 뜻한다.

 

(2) ‘율법의 제 이 용법

1) 율법의 제 이 용법은 형벌에 대한 두려움으로 죄를 억제하게 하는 기능이다이 용법은 원인이 아니라 결과에 있어서 외부적인 행위에만 연관된다.

2) 율법이 작용하는 방법에 있어서 제 이 용법은 제 일 용법과 다르지 않다왜냐하면 제 이 용법도 교사로서 하나님의 뜻을 계시하고 가르치는 율법의 규범적 사역에 기반하고 있기 때문이다.

 

(3) ‘율법의 제 삼 용법

1) 율법은 영혼 속에 이미 하나님의 영이 살며 다스리고 있는 신자들 가운데’ 여전히 작용한다율법의 제 삼 용법은 거듭난 사람들 가운데 작용하는 용법을 지칭한다.

2) 율법은 신자들을 가르치는 기능을 계속한다이것은 하나님의 백성이 하나님의 뜻을 알아 가고 그 뜻에 순응하고 적응해 가는’ 과정을 말한다.

3) 율법은 성도들을 위한 채찍과 계속 찌르는 가시로서 그들의 영혼을 소성(蘇醒)하게 하는 작용을 감당한다이러한 역사는 중보자 그리스도의 중보가 없이는 불가능하다.

4) 그리스도의 영을 받은 성도마다 율법 가운데서 그것의 완성자 그리스도를 통하여서 의의 완전한 모범과 올바른 삶의 표준을 배우고 그 분의 중보로 경주를 경주하는(고전 9:24-26) 의지의 결단에 이른다.

5) 하나님의 은혜로 우리가 율법의 요구를 이루는 것은 결국 마땅한 빚을 갚는 것과 같다그러나 하나님께서는 이러한 마땅한 행위에 대해서도 상급으로 보상을 주신다.

 

3. 율법 해석의 원리

(1) 하나님께서는 율법에서 자신의 어떠하심을 드러내셔서 사람이 신적인 순수함의 모범을 좇아서’ 자신의 형상으로서 온전히 빚어져 가기를 원하신다.

율법이 교훈하는 전체 경건의 직분은 하나님 사랑(신 6:5; 11:13)과 이웃 사랑(레 19:18; 마 22:37-40)으로 요약할 수 있다.

 

(2) 우리의 덕행은 모두 주 안에서 이루어진다. 오직 그리스도에게 접붙임 받은 사람이 그 분의 영을 받아서 은혜로 율법을 지켜 행하게 된다그러므로 언약의 법으로서 율법을 해석함에는 우선적으로 율법의 입법자시며 수여자이신 하나님의 본성을 살펴야 한다.

 

(3) 율법을 통하여서 하나님의 뜻과 그 분의 어떠하심을 깨닫는 자마다 이웃을 위한 사랑이 곧 예배임을 바로 인식할 것이다. 그리하여서 모든 성도의 삶이 예배임을 확신할 것이다.